일곱번째 스프린트가 진행중이다. 팀 내에 피로가 많이 쌓인 듯한 느낌이 든다. 이대로는 스프린트 자체도 타성에 젖어 진행될 것 같은 느낌이다. 4주 실행, 1주 계획 이라는 패턴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건 여러모로 사람을 피로하게 만드는 듯.
건강이 가장 큰 문제인데, 스트레스와 긴 출퇴근 시간이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날이 좋아지고 나서는 정자역까지 스쿠터를 타고 간다. 45 분 정도 운전해서 간 다음, 신분당 지하철을 타고 20분, 강남역 도착해서 한정거장 더 간 뒤 걸어가는 시간 총 20 분 이렇게 해서, 편도 85분, 왕복 170 분 정도를 출퇴근에 쓰고 있다. 이걸 버텨내려면 강한 체력이 필요한데, 요즘 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계획적으로 체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직장인 중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 만은 그게 업무 자체에서 오는 거면 그나마 행복한 것이다. 진짜 괴롭고 진 빠지는 스트레스는 사람한테서 온다. 많은 사람들의 이직 및 퇴직 이유도 사람에 시달린 경우가 대부분이리라. 재밌는 건 스타트업에서는 이런 기회를 빠르게 처리한다는 것이 장점인데, 그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쉽지 않은 결정과 그에 대한 책임이 무거웠던 것이겠지. 작은 기업에서 누군가가 책임을 회피하면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타격을 입는다.
팀빌딩은 길게 보고 신중하게 진행하는 게 맞다. 기존의 팀이 무너져도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처음부터 회복해낼 자신이 없다면 말이다. 지금 당장 급하다고 섣부른 선택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팀붕괴에 일조하게 된다. 적어도 팀내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자존감이 무너지는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 5개월간 팀원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사람 한 명을 내보내야 했다. 안타깝지만 그러는 편이 서로가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조직에 원칙이 없으면 혼란이 생긴다. 명확한 원칙은 분명한 비전에서 나온다. "분명한" 비전 말이다. "정확한" 비전이 아니고. 비전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니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를 만든다. "명확한" 비전이 없는 회사는 고생 한 후 자기 손에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게 될 확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