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그 호적한 바다와 하늘로 가야겠구나, 높다란 배 한척과 지향할 별 하나와, 돌아치는 킷바퀴, 노래하는 바람, 흔들리는 흰 돛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갯빛 바닥노을, 잿빛 틔어오는 새벽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흐르는 조류의 부름은 어쩌지 못할 미칠듯 쟁쟁히 울려오는 부름.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흰구름 나부끼는 바람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물보라, 쏠리우는 물거품 그리고 울음우는 갈매기가 있으면 그만이어라.
나는 아무래도 다시 바다로 가야겠구나, 떠도는 집시의 신세로. 갈매기가 가고 고개가 가는 길, 바람이 칼날 같은 거기를 나도 가야겠구나. 껄껄대는 친굿놈의 신나는 이야기와, 이윽고 일이 끝난 뒤 곤한 잠과 구수한 꿈이 있으면 나는 그만이어라.
<존 메이스필드>
http://www.poetryfoundation.org/poem/242552
산업공학 책 첫 장 표지에 나와있는 시다. 수업시간에 잠깐 봤는데 멋지더라. 지은이는 외국사람인가 본데, 번역을 되게 잘했네. 속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이 표지에서 두 세장을 앞으로 넘기면, 하얀 여백에 책을 소유했던 사람들의 이름과 학번이 순서대로 적혀있다.
김마씨, 리미누, 김맹도....
음,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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