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 해가 지나간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떠올려 보려 해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빼곡히 쓴 일기장들을 보니까 뭐가 많이 있었나보다. 올 한해 가장 잘한 일이라면 일기를 거의 빠짐없이 쓴 것이라고 하겠다.
연말 즈음엔 책도 제법 많이 읽었다. 소설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 폭발해서 은하영웅전설(6/10), 패트릭오브라이언의 책들(2/4), 플루타르코스 영웅전(4/10) 총 12권 정도의 책들을 11월, 12월 사이에 읽었다. 출퇴근 버스 안에서만 읽은 것 치고 적지 않다. 쓰고나니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미래배경의 함대전 소설이고, 다른 하나는 대항해시대 배경의 범선 이야기, 마지막 하나는 고대 희랍 배경의 해전사가 나온다. 모두 다 배타고 다니는 이야기다. 나느 배타고 다니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풀어봐야 겠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향후 10 년 또는 그 이상 나를 지탱해줄 가치관을 찾았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아직 자잘한 시행착오들이 적지 않았다. 인간이 완벽할 순 없지만, 조금 더 자주 장기적인 비전을 고민하지 않으면 쉽게 눈 앞의 최적화 문제에 빠진다. 단기적 최적화가 장기적으론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도 이런 함정에 빠진다. 아직 타이밍을 잡는 요령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잘하고 싶은 것은 명상 습관이다.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긴 시간도 필요 없고, 하루 15분 이면 충분하다. 일에 치여 하루를 보내다 보면 이 정도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명상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총평을 하자면, 지속 가능한 새로운 가치관과 철학을 확보했다. 덕분에 흔들림없이 안정적인 심리 상태가 유지된다. 두번째는 사물을 바라보는 명확한 관점이 생긴다. 세번째는 스스로의 관점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을 인지할 수 있다. 인지는 곧 이해로 이어진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