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작명관에서 이름을 짓는 건 너무 쉬워 보였다. 그보다 조금 더 의미있게 지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이름 짓는 방법에 대한 책을 사서 읽고 난 뒤, 관련 내용을 쉽게 수행해 줄 수 있는 짧은 코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빠른 수작업을 통해 원하는 이름을 찾아 나갔다. 이 글은 그 방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성명학에서 말하는 여러가지 원칙들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자를 거의 모르는 내가 마음 가는 대로 짓는 것도 무리가 있다. 애초에 한글표기만을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아직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이 그렇게 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한자 문화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 보니 성명학 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규칙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부모가 정한 어떤 기준이 있다면 그것이 성명학보다도 우선한다.
참고한 책은 글의 제일 마지막에 링크를 걸어 두었다. 웹에서 검색을 해보니 비슷한 접근을 하신 분이 있던데, 알고 보니 고등학교 선배 형이다. 어쩐지 글 속의 아기이름을 많이 들어본 것 같더라니. 역시 그 글도 맨 뒤에 링크를 걸어뒀다. 아래에 내가 설명한 방법에 사용된 스크립트는 코드를 정리하는 대로 오픈소스로 올려놓을 예정이다. 오픈하게 되면 이 글에 링크를 달아 놓도록 하겠다. 깃헙 프로젝트
방법
이름 짓는 방법의 핵심은 수많은 한자 조합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을 추려내고, 그리고 남은 것중 마음에 드는 걸 골라내는 것이다.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데, 단순 수작업으로 해내기에는 무리가 있다.
- 성씨에 맞는 수리 조합을 찾는다.
- 각 수리 조합별로 가능한 한자들의 조합을 모두 찾는다.
- 수리 음양에 따라 걸러낸다.
- 발음 음양에 따라 걸러낸다.
- 발음 오행에 따라 걸러낸다.
- 수리 오행에 따라 걸러낸다.
- 결과물을 보고, 이름에 넣고 싶지 않은 글자들을 추려낸다.
- 다시 1. 부터 반복한다.
- 갯수가 어느 정도로 줄어들면, 마음에 드는 이름을 골라낸다.
- 선택한 이름들에 대해 한자의미를 살펴본다.
- 이름을 선택한다.
데이터
한자 데이터
우선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작명에 쓰이는 한자 모음이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대법원 인명용 한자들을 긁어오면 이를 쉽게 구축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수리 조합을 찾기 위해서 위에서 가져온 한자들의 획수를 알아야 한다. 여기 에 가면 한자 획수 카운터를 친절하게 만들어 놓았다. 웹에서 해볼 수도 있고, 펄스크립트를 다운로드 받은 다음 다량의 데이터에 대해 한번에 돌려볼 수도 있다.
자 이제 한자 데이터들이 모였으니, 이를 조합해서 가능한 이름들을 만들어 보면 된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첫 시작은 각 성씨별로 어울리는 획수 조합으로 시작했다. 어떤 획수가 각 성씨와 어울리는지에 대해 책에 나와 있는 것을 엑셀로 입력하여 데이터 파일을 만들었다.
다만 책과 조금 달라지는 것이 있었는데, 책에서는 원획법을 따른다고 했다. 원획법이란 한자 부수의 획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그 부수의 원래 글자 획수로 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수변(氵)은 3획으로 치나, 이를 물 수(水) 자로 쓰게 되면 4획이 된다. 원획법에서는 물수변의 획수를 4획으로 계산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구현을 너무 복잡하게 하는 면이 있으니 그냥 무시했다.
조합
자 이제 남은 일은 위의 한자들을 잘 조합하는 것이다. 최초 조합의 방법은 한자 획수에 따른 조합을 만든다. 참고 서적에 나와있는 각 성씨별 좋은 조합을 이용했다.
문제는 이렇게 해서 나오는 조합의 수가 엄청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적절한 기계적인 방법과 부모의 뜻이 담긴 수작업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우선 기계적으로 줄이는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 수리 음양
- 발음 음양
- 발음 오행
- 수리 오행
예를 들어 내 성인 배(裵)씨에 맞는 조합들을 모두 찾아보면, 약 300 만개 정도가 나온다. 이를 수리 음양에 맞게 추려보면 220 만개 정도로 줄어들게 되고, 발음 음양에 맞추면 110 만개 정도로 다시 줄어든다. 발음상의 5행 속성을 고려하여 다시 줄여보면, 40 만개 정도가 되고, 마지막으로 획수에 따른 5행을 고려하면 8만개 정도가 된다. 이 8만개는 한자 조합이라 그렇고, 한글 표기로만 추려보면 사실 13000 개 정도로 줄어든다.
각 이름에 포함된 한글 글자 중, 마음에 들지 않는 글자들을 추려내고, 위의 조합을 해당 글자들을 제외하고 다시 한번 반복한다. 최종 한글 표기가 50개 내외가 될 때까지 반복한다.
결정
이제 남은 이름 중 부모가 마음에 드는 걸 고르고, 각각에 해당하는 한자 조합들을 살펴본다. 이 때, 아이의 사주팔자의 오행 기운중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식으로 골라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는 것이 좋다.
한자의 뜻을 잘 살펴 좋은 의미를 고르고 나면 끝났다. 혹시 스스로 지은 이름을 확인해보고 싶으면 인터넷등을 통해 감명을 해보면 된다.
참고
- http://thoughts.chkwon.net/naming-children/
베이비 네이밍 - 무크하우스 편집부 지음/무크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