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회고 글을 쓰다 보니, 한 해를 마치는 이 시점에서 써야 될 회고 글들이 많다. 형식에 맞춘 회고 글을 폭풍으로 쓰고 나니 좀 더 자유롭게 그냥 아무 이야기나 좀 해보고 싶다.
먼저 일 얘기부터 좀 해보자면. 불과 몇 년 전 MS 퇴사할 때만 해도, 스타트업 업계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익숙해 졌다. 아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물론 사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그런 오만함이 아니라,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내가 뭘 해야 하는가 라는 면에서 어느 정도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인생 면에서 보자면. 조만간 따로 글을 한번 써서 마음 속의 응어리를 푸는 노력을 하겠지만, 정말 나쁜 임차인을 만나서 갖은 고생이 진행 중이다. 이게 참 힘든게 얄미운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면 내가 괴로워지고, 그렇다고 손 놓고 부처처럼 지켜 보려니 왠지 분하다. 아무튼 세상 살면서 정말 나쁜 사람한테 제대로 걸렸다 싶으다. 이 양반 덕분에 세상 보는 눈도 많이 바뀌었으니, 내 인생에 큰 영향을 준 인간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휴 어느새 흥분했다. 다시 좀 가다듬고.
무엇보다 올 한 해의 가장 큰 이슈는 내 집 마련. 스타트업도 그렇지만, 전원주택 사는 것도 일종의 모험이라면 모험이다.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각각에 대해서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솔루션을 찾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하고, 무엇보다 이걸 얻기 위해서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꾸겠다는 각오가 되어야 한다. 사실 스타트업 쪽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는 것과 전원 주택 삶을 선택한 것은 서로 무관한 것들이 아니다. 결국 내 인생의 큰 두 선택 사이를 일관하는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어 가는 모양이다. 정확히 그게 뭔진 나도 잘 모르겠다.
한 해를 돌아보는 글을 준비하면서, 지난 글들을 살펴봤다. 작년, 재작년 참 힘들었던 것 같다. 올해는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된다. 열심히 노력하면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