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사실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오랫동안 가족들과 떨어진 채 살아서 그런 걸까? 상을 치르는 내내 아버지 영정 사진을 제대로 쳐다 볼 수 없었다. 사진 족의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과 투병 중 고통스러워 하셨던 모습이 겹쳐지는 그 간극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자꾸 나왔기 때문이다.
한 동안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느낌이 없다고들 하더라. 차츰 생활하면서 점점 당신의 빈자리가 느껴질테지. 못난 아들이 되어 아버지께 좀 더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내심 후회가 된다. 왜소해진 그 어깨에 그리도 많은 짐을 짊어지고 계셨던 것을 왜 조금 더 일찍 알지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