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엔지니어링, 번역해서 사회공학 이라는 기법이 있다. 말이 좋아 기법이지 그냥 사기치는 건데, 사회적 관계의 약한 고리를 노리고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갑자기 전화온 동문 선배가 잠시 돈이 필요하다고 입금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하자. 요즘은 이런 바보 같은 수법에 넘어가는 사람이 없겠다만, 만약 당사자가 동문 선배라면 껌뻑 죽고 못 사는 사람이었음을 알고 접근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수도 있다.
갑자기 뜬금 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날라온 친구 요청 알림 때문이다.
고등학교 후배로 보이는 여자가 친구 신청을 했는데, 모르는 사람이길래 정보를 훑어 봤는데 뭐가 좀 이상했다. 아니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몹시 수상쩍었다. 일단 나를 아는 여자 후배는 있지도 않은 데, friends 에 올라온 사람들이 자기 동기들은 없고, 전부 선배님들 뿐. 게다가 담벼락에는 죄다 누구세요? 라는 글들로 가득. 이미 내 친구 녀석들 몇몇은 후배인가 보다 싶어서 친구 신청을 수락한 상태였다.
그러니까 지금의 페이스북은 학력이나 경력 사항 위조에 무방비라는 이야기. 허위 학력, 경력 기재가 어디 페이스북의 문제겠냐만은 소셜 네트워크의 특징으로 인해 해당 인적 네트워크에 쉽게 침투 할 수 있다는게 위험하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친구 수락을 하는 경우 본인한테는 속이려는 목적으로 접근하진 못하겠지만 그것이 엉뚱한 사람한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한 신종 사기가 나올 법한데 또 모르겠다. 자체 정화작용이 일어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