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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을 많이 못 접하고 자라온 탓에, 예능 쪽에 항상 동경 같은 것이 있다. 흔히들 악기를 하나씩 배우고 하는데, 나는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다.
예전에 잠깐 미술 학원을 다녔는데 몇 달 만에 금새 그만두었다. 토요일 아침에 신림동에서 분당까지 오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 그 이유.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은 데셍이나, 수채화도 아니고 낙서같은 그림이다. 펜으로 연습장에 낙서하듯이 그리는 그림. 기술도 필요 없고, 마냥 많이 그려보면 각자의 노하우가 붙는 그런 그림인데, 일주일에 몇 시간 학원에서 그리는 것이 크게 재미있지 않았던 것도 이유일 수 있겠다. 핑계긴 하지만.
구독하는 블로거 분이 잠깐 동안에 열심히 연습하셨다는 그림을 보니, 딱 내가 그리고 싶어하던 스타일이다. 아 나도 이런 걸 하고 싶었는데 왜 못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연습장과 펜을 꺼내 들기만 하면 되는데, 시간과 공간이 허락하지 않는다면서 시도조차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여기에 내일부터 하루에 한 장씩 그릴테야 라고 결심하지도 않을 셈이다. 대충 일만 벌여놓고 나중에 수습도 못해서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막상 시작했는데 실력은 늘지 않으면 어떡하지 라는 두려움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