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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09
아 또 지각이다. 어제도 한 시쯤 잠이 들었다. 30분 정도 늦잠을 잤고 지금 허겁지겁 회사로 가는길이다. 아마 10 분정도 지각 할 것 같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하루를 출발하는 기분이 영 좋진 않다.
10:04:42
보통 때는 지하철에 서서 책을 읽으며 가지만, 당분간은 가방을 안가지고 다니기로 했다. 어깨도 가볍고 홀가분하다. ‘딩동’ 이런 이메일이 도착했다. 파트너 팀들이 이런 저런 질문들을 해댄다. 출근을 일찍하는 테스터가 보낸 메일도 있다. 지하철 한켠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답장을 써내려간다. 몇 통 쓰다보면 어느새 내려야 할 곳에 와 있다.
10:51:56
이메일들을 처리하고, 버그 트래킹 툴을 실행한다. Priority 와 중요도 순으로 정렬을 한 다음 좀 쉬워 보이는 버그를 하나 골라 잡는다. 요즘 슬럼프라 짧고 빨리 끝낼 수 있는 일들을 우선 하기로 했다. 개발 머신에 접속하여 곧바로 버그를 잡기 시작했다.
13:05:34
간단한 버그 하나 픽스를 완료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왔다. 팀 사람들 몇몇은 회의가 있어 햄버거를 사서 점심을 대신했다. 햄버거가 내키지 않아 남은 사람들과 곰국을 먹고 왔다. 아침을 못 먹고 나왔었는데, 밥을 먹고 나니 포만감에 편안해진다.
13:13:33
자리에 앉자 마자 바로 오후에 작업할 버그를 고르고 준비한다. 내일 하루 종일하는 교육이 잡혀 있어 오늘 버그를 많이 잡아두지 않으면 이번주 스케쥴이 밀릴 수 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오늘내로 많은 버그를 수정해둬야 한다. 아무래도 오늘은 야근을 피할 수 없을 듯 하다.
16:17:57
PM 과 tester 가 찾아와 어제 고친 버그 중 하나를 그냥 고치지 말고 그대로 두자고 했다. 헛수고 한 것 같아 조금 기운이 빠졌다. 다음 부터는 버그 고치기 전에 그게 적절한 priority 를 메겨놨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겠다.
17:38:57
온 몸이 저리고 피곤하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한다. 목과 팔을 몇번 돌리고 발끝 잡기를 시도 해 본다. 갑자기 굽히니 피가 쏠려 어지럽다. 회사에서 헬스클럽 등록비를 지원해준다는 메일이 왔다. 오랜만에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다시 시작해볼까?
19:22:27
야근을 할려다 오늘 집에가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 -주로 세탁,청소 따위의 생존을 위한 필수 액션 - 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회사를 나섰다. 그나마 다행인건 퇴근 전 버그를 하나 더 잡았다는거. 코드리뷰를 보내놓고 집으로 향한다.
어제 잠들기 전 불현듯, 내 하루를 일일이 기록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시간 단위로 한번씩 기록을 해보려고 했지만, 일하는 중에 그리 뜻대로 되진 않더라. 쭉 써놓고 나니까, 아침에 버그 잡고 오후에 버그 잡고 그냥 그게 그거다. 다음에는 다른 형식으로 또 하루를 남겨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