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보금자리 옮겨 보려고 어제는 방배, 양재 돌아다녔고 오늘은 서울대 입구역 돌아다녔는데, 지금 내 집만 한 곳이 없더라. 전셋돈 내리고 있다기에,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건만 방구하러 다녀보니 별로 내린 것 같지도 않다. 방배에서는 창문 하나 없는 지층 방이 6천을 호가하질 않나, 문을 열기만 해도 인상이 구겨지는 방이 월세까지 합하면 7천을 넘어서질 않나. 방값 비싸다는 회사 근처가 아닌데도 이 모양이다. 서울대 입구역도 별반 다를 것 없다. 지금 사는 방 정도의 환경을 갖춘 곳은 전세로 치면 8천은 기본이다.

그러니 주말 이틀 동안 방구하러 다녀보고 깨달은 것이 있는바, 집에 들어오면서 관리실에 가서 말했다. 내 방 혹시 빠지지 않았으면 없던 일로 하자고. 난 옮기지 않겠노라고. 뭐랄까 약간 비굴한 면이 있었지만, 나가보니 이만한 곳이 없더라. 신림동 최고, 고시촌 만만세다. 장가갈 때까지 신림동에서 살 테다.

다만, 지하철 역까지 가는 게 불편하다는 문제가 남는데. 아침 출근길은 택시도 많으니 크게 문제 될 게 없고, 퇴근길엔 버스 환승이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 요령 있게 하면 되니 이것도 오케이다. 문제는 주말. 택시도 많지 않은 데다 버스를 탈라치면 그 바글대는 관악산 등산객들 때문에 외출할 때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이것도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차를 한 대 가지게 되면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 썰물 상태에 처해 있는 내 펀드에 물만 들어와 봐 ㅠ.ㅠ 어쨌건 그래서 보금자리 옮겨 보려던 건 헤프닝으로 끝이 났고, 난 12년 째 녹두 생활을 계속 하게 됐다.

Blog Logo

Ki Sung Bae


Published

Image

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Back to Ov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