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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진공 청소기가 나왔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나온 적은 있지만 물건이 주인공인건 좀 생소하네요. 아 그러고보니 어릴 때 로봇 같은 것들이 나온 적은 있네요.
대충의 줄거리는 방에서 저와 청소기가 한 팀이 되어 먼지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었습니다. 방 구석구석의 먼지 때문에 싸움은 끝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침대 밑으로 청소기와 함께 쳐들어 갈 때는 결사의 각오를 다지지 않으면 안되었죠.
사실은 어제 저녁에 진공 청소기 하나를 주문했거든요. 빗자루로 방청소하는 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귀찮기도해서요. 그런데 청소기를 주문해놔서 꿈을 꾼 건지 아니면 꿈을 꾸려고 청소기를 주문하게 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이런 인과관계에 의문을 많이 품게 되더군요.
어쨋든 제가 구입한 청소기는 유닉스 UNC-3006 이라는 제품입니다. 튼튼하게 생긴데다 크기도 적당하고 스팀기능도 있다고 하니 저 같은 게으름뱅이에겐 딱이네요. 꿈에서는 제 청소기가 전력을 100 KW 씩이나 먹어 댔는데, 이건 그 정도는 아니네요.
청소기보다 진심으로 바라는 건 먼지 먹는 미생물같은 겁니다. 그래서 방에 그 녀석들을 키우면 이 놈들이 알아서 먹지를 냠냠 하고 먹다가 방에 더 이상 먼지가 없으면 굶어 죽는 거지요. 진짜 편할 것 같지 않나요? 집이 더러우면 그냥 슈퍼가서 미생물 한통 사다가 방에 놔두면 OK. 어서 빨리 그런 세상이 와야 될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