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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을 내다보면 앞 건물 옥상이 훤히 보입니다. 그 중 한 건물은 옥상에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웰시 코기의 믹스견 쯤 되보이는 녀석들이 두마리 있었습니다. 개 주인은 아주 가끔 나타나서 담배필 때 한번씩 놀아주고 그 외의 시간은 심심하게 보내더군요.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260" caption="웰시코기"]사용자 삽입 이미지[/caption]

웰시 코기의 천성이 그런지 아니면 그나마 두마리라 친구가 있어서 그런지 적막한 옥상 환경을 잘 적응해서 살더군요. 한번씩 창가에서 혀를 쫑쫑하고 차서 불러주면 꼬리를 신나게 흔들며 보이지 않는 저를 찾으려고 옥상을 돌아다닙니다. 밤에 짖지도 않고 참 얌전합디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그 두마리가 없어지고 슈나우저 한마리로 바뀌었습니다. 갑자기 바뀐 환경과 외로움을 못 이겨서 밤이고 낮이고 울어대네요. 컹컹 하고 짖는 게 아니라 낑낑거리는 것이 아 저 녀석이 징징짜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며칠 째 새벽만 대면 울어대서 잠을 설쳤더니 괜한 개에게 화가 나더군요. 창가에 가서 개한테 욕을 했습니다. "시끄러!" 하고. 그랬더니 사람 목소리가 반가운지 울던 것도 그치고 꼬리를 미친듯이 흔들어 대며 목소리가 나오는 곳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자기 욕하는 줄도 모르고 꼬리를 흔드는 녀석을 보니 주인때문에 저게 무슨 마음고생인가 싶어 측은하더군요.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180" caption="그 녀석은 이렇게 멋있지는 않습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caption]도심속 주택가 건물에서 살면서 큰 개를 키우겠다는 건 욕심입니다. 개한테도 불행하고 주인으로서도 못할 짓입니다. 한 사람의 소유욕 때문에 외로움에 울어대는 저 개를 보니 몹쓸 짓 하는 건 항상 인간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있다가 저 건물 주인한테 전화나 한통 해야겠습니다. 혹시 압니까? 시골같은 데서 살도록 보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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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니 슈나우저는 아닌가 봅니다. 사진 속 슈나우저는 꼬리가 무척 짧군요. 저 녀석은 한뼘 정도는 될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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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주인에게 전화를 해봤습니다. 목소리 좋은 아주머니가 받던데 옥상에 개 키우시나요? 라고 물었더니 아.. 죄송합니다 라고 하시네요. 길 잃은 놈을 주워다가 다음 주에 어디 맡길 예정이라 그때까지만 데리고 있을 거라고 하네요. 좋은 일 하겠다는 데 뭐라 그럴 수도 없고 해서 네 하고 끊었습니다. 개를 진심으로 좋아하시는 분인 것 같더군요. 어쩐지 그 전에 있던 녀석들은 무척 행복해 보이는 놈들이었는데. 아무튼 뭐 다행이네요.ㅎㅎ. 창 문 닫고 에어콘 빵빵하게 돌리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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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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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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