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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 가위 눌렸다.
고등학교 때 자주 눌리더니 대학 와선 거의 안 눌렸는데.. 어쩌다가 한번씩.

굵직한 시험은 거의 끝나고 다음주에 하나만 남겨둬서 긴장이 풀렸나 보다. 몸은 피곤하고, 저녁내내 누워자서 정신은 말똥말똥 한 상태에서 새벽에 다시 잠을 청했더니 가위에 눌려버렸다.

가위 눌리는 그 상황이 참 재미있는데, 몸뚱아리는 아직 자고 있고, 뇌는 깨어나서 이런 저런 지령을 마구 내려된단 말이야. 몸의 감각기관에서 수집한 정보도 엉망진창 상태로 뇌로 전달되기 때문에 오만가지 소리가 들리고, 헛것이 보이고 그러는 것 같던데.. ( 어떻게 보면 몸뚱아리가 파업한 상태 같기도 하군 )

어제는 가위 딱 눌리는 순간 내 머리 근처에서 누가 펄쩍펄쩍 뛰는 소리가 들리더라. 매우 섬찟했다. 나도 모르게 눈이 떠져서 앞을 계속 쳐다보고 있고 깨어날려고 해도 몸뚱아리는 꼼짝도 하지 않으니.. 크크

예전에는 이 상태에서 반드시 깨어난 다음 다시 잠을 자곤 했는데, 요즘에 어쩌다 가위 눌리면 그냥 눌린 상태에서 계속 잔다. 깼다가 다시 자기가 귀찮아서..

그러고보니 가위눌림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게 생각나는구만. 집에서 옆으로 누워 티비를 보다가 눌렸었는데.. 마침 티비에는 납량특집으로 무슨 귀신이 나와서 설쳐대고 있었지. 귀신이 화면에 등장하는 그 순간에 나도 가위눌림이 시작됐는데... 특이하게도 이땐 옆으로 누운채로 그랬다. 보통 옆으로 누워자면 잘 안되던데...

아무튼 일순간 모든 화면이 슬로우로 보이고, 화면의 귀신이 매우 천천히 앞으로 한걸음씩 오는 거라. 아주 무서웠지. 그땐 가위눌림인 줄 모르고, 일종의 가사상태인 줄 알았다. 사후세계 경험한번 해보는 건데.. 흐흐

뭐 가위건 뭐건 간에 간만에 잠을 푹 잤더니 머리가 아주 말똥말똥 하네. 컨디션 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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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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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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