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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설연휴를 빙자한 8일간의 게으른 생활을 다시 마치고 서울로 왔다. 밤 늦은 시간에 서울역에서 내려 신림동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몇년 전 부터였던가? 집에 온 듯 푸근해지는 마음을 서울에서 느끼기 시작했던 것이... 나에게 있어 이 도시는 가족도 없고, 편안하고 따뜻한 집도 없으며, 맛있는 음식도 없는 곳이다. 오로지 적자생존의 경쟁 원리만이 남아있으며, 그 와중에 나도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한 최소한의 문화생활을 간간이 하곤 하는 징그러운 삶을 사는 곳이다. 비싼 돈을 들여 거지처럼 사는 곳. Seoul 에 대한 내 짧은 생각. 뭐 이렇게 푸념해봤자 나중엔 나도 여기서 돈 벌겠다고 설치고 있을 테지만... 난 이 도시가 정말 싫다. 딱 하나 한강 빼고... 지하철을 타고 지나며 한번씩 보는 그 놈이 아니었다면 나도 진작에 미쳐버렸을 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