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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란 과거를 회상하기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 인 것 같다. 고등학교에 독서실 건물을 짓기전엔 학교의 교실을 개조해서 썼었는데, 방 크기도 제각각 이었지. 그 중에 8 명 정도 들어가는 작은 방을 썼던 적이 있다. 그 방에 누가 있었더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홍성훈도 있었고, 강박도 있었던 것 같군. 손병규, 최익준, 문성혁, 불꽃 등등 있었던 것 같다. 하여간 그 독서실 쓸 때 공부했던 기억은 전혀 없다. 노느라 바빴으니 허허. 그 독서실엔 조그만 문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옆의 창고로 통하는 문이다. 종종 거기 가서 땡땡이 치고 놀았던 기억도 난다. 한국지리 수업 할때는 맨날 거기 들어가서 라디오 듣다 누워 자곤 했었다. 덕분에 나중에 수능 칠때 한국지리 몰라서 고생 좀 했었지만. 토요일에 집에 갔다가 일요일 오후가 되면 세탁한 옷을 한가방 싸가지고 학교에 다시 왔었다. 그리곤 짐 풀어 놓고 독서실에 앉아서 노닥거리다가 운동장에 얘들 놀러 나오면 같이 공 차러 창문으로 뛰쳐나갔었다. 아 고우영 화백님의 초한지와 삼국지를 처음 봤을 때도 여기 있을 때였던 것 같다. 승현이가 집에서 가져온 책을 돌려가며 봤었지. 아무튼 이 때는 정말 징그럽게 잘 놀았던 것 같다. 옆자리에 있었던 홍성훈이 듀스를 워낙 좋아해서 테잎을 빌려다가 자주 들었었다. 그래서 그런지 듀스 노래를 들으면 조건반사 처럼 이때의 나른한 기분이 들곤 한다. 오랜만에 날씨 좋은 주말, 이렇게 집에 앉아서 듀스 노래를 듣고 있다보니 옛생각이 살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