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터 폭염이 시작된다고 하더니, 역시 덥다.
장마의 마지막 피날레였던 지난 주말, 얘들하고 피서 갔다 왔다.
피서라기 보다는 먹으러 떠났다 온 것 같군.
첫날 잔 곳은 펜션. 그런데 여태 가본 펜션 중에서는 최고였던 것 같다.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었고, 주인 아저씨들의 친절함 까지.
그리고, 집 근처엔 귀여운 냐옹이들도 있고.
날만 좋았다면 목장도 좀 둘러보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튼 여기서 고기 배터지게 먹고, 소주도 좀 마시고, 그러고 다들 퍼져 잠.
둘째날에도 역시 비가 내림. 비를 뚫고 한참을 달려서 속초에 도달하니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날씨가 여전히 우울. 방에서 딩가딩가 하고 있다보니 이게 웬걸 밖에 햇빛이 비쳤다.
옳다구나 하고 다들 바다로 뛰어나감.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고 있음. 준비운동 삼아 원반 날리기 좀 하다가, 입수 준비!
주씨, 빵재, 나, 가씨 네 명이서 물에 들어갈려고 시도.
하지만, 해가 뜬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물이 매우 차가움.
다들 도망침.
남자답게 가위바위보 해서 진 녀석 부터 물에 들어가기로 함.
빵재 짐. 빵재 입수. 다음 나 입수. 가씨 입수.
주씨 도망침.
물에 젖은 세명은 주씨 잡으러 감. 잘 안 잡힘.
포기.
꿩대신 닭으로 오백 사냥.
근데 지가 스스로 들어가겠다고 함.
재미 없어짐.
오백 말만 해놓고 우물쭈물. 다시 사냥해서 들어올림.
너무 무거움.
결국 지발로 걸어가서 물에 넣을 때만 던져줌.
오백 우리 편 됨.
이번엔 커플짓을 하고 있던 기버 사냥.
사냥 성공. 바다에 집어 던짐.
기버 우리편 됨.
최종적으로 주씨 잡으러 감. 무리 사냥을 하기로 계획.
대략 포지션을 그려보면
나, 가씨
차 차 차 차
주씨
오백 기버
빵재
주씨, 빵재보고 놀라 도망치다 숨어있던 나랑 가씨한테 다시 쫓긴 채 오백을 제끼려다 기버한테 잡힘.
기버가 이 순간 초인적인 스피드와 끼야아악 이라는 괴성을 발휘함.
주씨 들고 가서 입수시킴.
주씨 우리 편 됨
물에 들어가지 않은 기일, 월리, 장씨를 물에 넣으려 했으나, 물을 몹시 싫어함. 공수병을 의심해 봐야 될 듯 함.
어쨋든 해수욕을 마치고 콘도로 뿔뿔이 돌아가던 중. 김기일과 월리가 농구골대 찾아보겠다고 공 들고 떠남. 이 당시 얘들은 핸드폰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전부 따로 돌아 다님.
이때 나눠진 조는
(주씨, 장씨) (빵재, 나) (기버 컵흘) (기일 월리) (오백 가씨)
로 5개 조로 나눠진채 모두 서로를 찾아 헤맴.
다행히 (빵재, 나, 기버 컵흘, 오백, 가씨) 는 서로 만남. (기일, 월리) 는 농구 골대 찾으러 갔다 온다 해놓고 감감 무소식. 콘도에 가서 기다리려 했으나, 김기일이 방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짐.
이때부터 김기일 찾아 삼만리 시작. 온 동네 걸어다니다 결국 빵재한테 차 키가 있었기에 차타고 다녀서 찾아냄.
김기일 '아, 맞다' 라는 한마디와 함께 키를 줌. 이 당시 콘도 쪽에 있던 장씨의 분노는 극에 달해 있어 피의 복수극이 있을 예정이었으나 다행히 김기일, 오백, 가씨, 월리는 농구를 좀 더 하고 오는 바람에 쿨링 다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됨.
저녁엔 회를 사와서 소주와 함께 먹음. 몸에 좋다는 말에 해삼이 초반 러쉬 당함.
이렇게 술 좀 많이 마시다, 몇몇 놈 술 꼬장 부리는 걸 좀 보다가 베팅볼 함 치고, 콘도와서 퍼져 잤다.
담날은 뭐 놀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밥 해먹고, 바로 서울로 출발 했으나, 산사태로 길이 막혀 돌아오느라 한 참 걸렸다.
아 마지막에 김기일군이 렌트카에 지갑을 놔두고 오는 플레이를 펼치는 바람에 지하철 타기 직전 다시 뒤로 돌아 렌트카대여점에 갔다 왔던 걸 끝으로 이번 여행 끝.
아무튼 이래 저래 고생도 좀 했지만, 오랜만에 간 여행이라 재밌었던 것 같다.
자,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에고 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