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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돌아가는 꼴 때문에 스트레스를 은근히 많이 받는다. '대한민국', '코리아' 라는 단어가 듣기도 싫고 입에 담고 싶지도 않아 월드컵도 보지 않는다.

정치 같은 게 내 인생에 이렇게 직접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될 줄은 몰랐다. 그건 먼 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다. 여기가 싫다고 해외로 나가는 것 보다는 그래도 이 땅에서 나고 자랐으니,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낙관도 있었다.

세월호 배가 가라앉고 나서 였던 것 같다. 아직 잘 정리되지 않지만, 충격이 남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도 비슷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뒤이은 선거의 결과는 그 기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제일 바깥층 표면에 있는 감정은 절망이다. 지금 무슨 짓을 하든, 한 이십년 지나기 전에는 아무 것도 나아질 게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십년 정도 라고 잰 이유는 지금 나이든 세대가 모두 죽고 없어질 시간을 뜻한다.

그 안쪽에 자리 잡은 건 분노다. 절망을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기제들에 대한 것이다. 각기 서로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한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그 원동력에 대한 분노.

마지막 가장 안쪽에 있는 건 두려움이다. 위에 언급한 이십년 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걱정이다. 이미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어떻게든 아둥바둥 하다보면, 이십년 뒤에 스스로가 싫어할 만한 노인네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두려움은 다시 절망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반복된다.

타협은 끝났다. 이제 내 개인의 삶 속에서 부터 하나씩 투쟁해 나가야겠다. 옳지 않은 일은 그냥 넘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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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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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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