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의 결과는 나에게 쇼크 그 자체다. 한나라당의 쥐구멍에 볕쪼여주기 전략은 기가 막히게 먹혀들었다. MB 의 당선으로 워밍업을 마쳐둔 부동산 시장 위에 훅 하고 입김 한번만 불어줬더니 서울에 있는 표들이 우루루 죄다 모여들었다.
흥미로운 건 기득권의 잣대를 들이댔을 때 계급이 떨어져도 한참 떨어지는 사람들도 열렬히 한나라당을 지지했다는 거다. 피자 판이 커지면 자기가 먹을 피자 조각도 커질까? 아쉽게도 한나라당의 여지껏 주장해온 행태로 보건데 대답은 아니올씨다다.
나도 경제적 관점에서는 자유주의를 좋아하지만 한나라당 만큼은 아니다. 한나라당에 철학이란 게 있는지 잘 모르겠다만, 있다면 그들은 자유주의 수준을 넘어서 있다. 재벌주의, 엘리트주의 가 바로 그것이다. 힘센 사자 한 놈이 수백마리 쥐들을 먹여살린다는 논리인데, 사자는 쥐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사자가 배불리 먹고 난 찌꺼기에 쥐떼들이 들러붙어 즐겁게 썩은 고기를 뜯을 뿐이다.
어찌 됐든 시대는 바야흐로 수구 보수의 시대로 돌아섰고, 그렇다면 그 논리에 맞춰서 살아줄 수 밖에 없다. 적어도 5년 동안은 말이다. 자, 자신을 둘러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꺼내서 정리해보자. 가지고 있는 재산, 부동산, 직업, 학연, 지연, 혈연, 외모, 거주지등등. 이 시대의 폭력성에 어울릴 만한 게 있으면 뭐든 움켜잡은 뒤 거리로 나가자. 만만하게 생긴 녀석 하나 잡고 나의 무기를 휘둘러대자.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이게 우리가 선택한 시대고 이럴 때야 말로 자신의 계급을 높힐 절호의 찬스다. 가자! 레벨 업 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