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예전부터 이어오는 논쟁거리 입니다. MP3 와 저작권자의 권리 이야기 말입니다. 아니 다시 말해야 겠군요. MP3 와 음반제작사의 이야기입니다. MP3 때문에 시디 팔아먹는 사람들 굶어죽는다고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가수들도 대거 동참했지요. 시디가 조금이라도 더 팔리면 자기들 생활도 나아지겠거니하고 참가했을 겁니다.
한편 DRM 이라는 게 있습니다. Digital Right Management 의 약자입니다. MP3 파일들에 제약을 걸어둘 수 있는 디지털 장치입니다. 아주 좋은 기술이지요. 저작권을 보호함과 동시에 불법 복제도 막을 수 있는 일석 이조 기술입니다.
그러나 이 DRM 이라는 녀석, 도가 지나쳤습니다. 저작권자의 권익을 보호하다 못해 사용자의 권익을 침해하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mp3 플레이어가 2 개 있으면 각각에 따로 돈을 주고 노래를 구매해야하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지독함을 보이는 기술은 쉽게 묻혀버리기 마련입니다. 어서 단점을 보완하여 새로운 기술로 거듭나길 기도해봅니다.
흔히들 MP3 와 관련된 문제를 저작권자의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이 문제는 음반사의 문제라 생각됩니다. 음반제작자협회에서는 사용자들이 끝까지 시디를 통해 음원을 구입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사용자들의 입장에서 한번 살펴보면 조금 다릅니다. 시디 케이스 + 자켓 + 자켓 화보 + 노래 굳이 이것들 전부에 대해서는 지불하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노래에 대해서만 지불한다는 것이죠. 시디케이스는 만날 부러지기 일 쑤고, 뭔 놈의 화보는 어찌나 화려한지 얼핏 봐도 돈 좀 들었겠구나 싶은 것들이 많지요. 아무튼 이런 부가적인 비용은 지불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돈을 주고 노래만 듣고 싶다는 거지요. 이게 바로 현재 사용자들의 소비욕구라고 생각됩니다. 그 수단이 웹을 통한 다운로드가 되었던 아니면 또 다른 매체가 되었던 상관없습니다. 노래랑 상관없는 중간 거품들을 빼고 싶다 라는 거지요.
그러나 음반제작사분협회에서는 두 귀를 꽁꽁 막고 미식축구 선수마냥 열심히 태클만 해주시는 덕분에 우리네 디지털 음악 시장은 점점 뒤쳐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만큼 만만한 디지털 테스트 시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장점을 잘 못살리고 있습니다. 'EMI, DRM-free 음반 판매 시작한다 ' 를 보시면 EMI 는 애플과 손 잡고 새로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그 문을 열어본 결과가 무엇이든 그들의 시도는 칭찬을 아니 할 수가 없습니다. 저작권의 권익을 내세워 디지털 음악 사용에 반대하는 음반제작사 분들은 이러한 시장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벅스뮤직에서 DRM free mp3 를 월정액 4000 원에 무제한 다운로드 서비스를 하다가 그만 음반사들에게 피소되고 말았습니다.(음반사들에 피소 된 벅스 보면서..)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눈을 가리고 입을 틀어막는 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닐텐데 말입니다. 벅스의 서비스를 재개해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굳이 특정 업체가 아니어도 좋으니 하루 빨리 디지털 음악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라 라고 요구하고 싶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