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시된 윈도우즈 비스타의 가격 때문에 블로고스피어가 뜨겁습니다. 일본 이나 미국 등에 비해 한국의 윈도우즈 비스타 가격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성토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기사가 있어 링크합니다.
[집중분석/윈도 비스타]①비스타, 한국에서만 비싸다?
문제의 본질을 어느 정도 잘 짚어냈다고 생각 되네요. 윈도우즈 제품을 각 지역 총판에게 판매하는 가격은 나라 별로 큰 차이 없이 비슷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 부터 소비자에게 까지 전달되는 유통 과정이지요. OEM 제품의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판매를 담당하므로 일반 판매에 비해 비교적 싼 가격으로 전달됩니다. 하지만 총판을 통해 도매, 소매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는 가격이 매우 높아져 있습니다.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280" caption="Amazon 에서 $380 입니다."][/caption]
MS 에서 비슷한 가격으로 제공한 제품이 소비자 손에 들어올 때 쯤이면 왜 그렇게 비싸질까요? 이 문제를 논하기 전에 얘기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과연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이란 게 존재할까요? 소프트웨어 판매과정에서 유통이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요? 소프트웨어 유통과정에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쟁하는 업체들이 있을까요? 현재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습니다. 죄다 망했거든요. 많은 사용자들이 불법 복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동안 패키지 소프트웨어 시장은 씨가 말라 죽고 말았죠.
많은 사용자들이 미국과 일본의 가격을 예로 듭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그 두 나라의 소프트웨어 시장은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거지 움막과 경복궁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한 꼴이거든요.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00" caption="가격이 비싼 건 이런 게 없어서 아닐까요?"][/caption]
자 그렇다면 가격 때문에 윈도우즈 비스타를 구매하지 못하는 분들은 몇가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 돈을 모아 비스타를 구매한다
- OEM 으로 비스타를 주는 컴퓨터를 새로 장만한다
- 대안을 찾는다
- 불법 복제한다
제가 보기에 가장 바람직한 해답은 3 번 입니다. 리눅스죠. 상업화된 소프트웨어 만큼은 아니지만,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기에는 충분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어떤 점들은 훨씬 뛰어난 것들도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여기서 한 가지 난관에 부닥칩니다. Active X 죠. 사실 대한민국에서 리눅스로 웹서핑하는 것은 눈 감고 100 m 달리기 하는 거와 비슷합니다. 전부가 장애물이죠. 전자 정부라는 거창한 타이틀 아래 만들어진 사이트에서 주민등록등본 한 장 뽑아볼 수 없습니다. 첩첩산중이네요.
결론을 얘기하자면,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습니다. 이제 부터 내가 쓰는 소프트웨어에 적절한 가격을 내고 써야지 하고 착한 마음을 먹었던 유저들은 현실속의 가격 딱지를 보고 급 좌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법 복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고 임시방편도 아니며 우회해 가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이 새로 나온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면 또 다른 대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도 제대로된 소프트웨어 시장과 든든한 오픈소스 인프라를 갖출 수 있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