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총학 선거기간이라 길 걸어다니면 찌라시 10장씩은 거뜬히 받는다. 본 거 또 보고, 준 거 또 주고, 뭔 전단지를 저렇게 많이 찍어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서울대 총학은 몇번에 걸쳐서 비운동권 얘들이 해먹고 있는데, 아마 예감상 이번 선거도 비운동권 선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렇게 된 데에는 운동권들이 아직 각성하지 못한 까닭이 크다. 패러다임으로 치자면, 운동권 얘들이 속해있는 패러다임은 이미 위기의 상태고, 충분히 힘을 잃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들, 그리고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이 모든 게 이제 학생들에게 와닿지 않는다. 이건 지금의 학생들이 정치, 사회 문제 따위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학생운동이 사회의 변혁을 이끌던 시대는 갔다. 그와 동시에 그들이 가지고 있던 패러다임도 이젠 바뀌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동권들은 기존의 방법과 문제들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는 상태고, 그들이 제기하는 사회 문제들은 이젠 꺼리가 떨어져, 저런 거 까지 학생들이 나서서 해야되나 싶은 것들 투성이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투쟁의 장이 형성된 마당에 굳이 학생들이 나서서 사회운동을 이끌어갈 필요는 없다. 사회운동은 이미 여러 많은 NGO 들이나 시민단체 들로 분산되고 있는 중이고, 그 편이 훨씬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이제 운동권 내에서 스스로 그들의 패러다임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깃발 휘날리며 집회 한번 갔다오는 것 보다는 그들의 생각, 그들의 사상을 어떻게 학교 생활 내에 잘 버무려 낼 수 있는 가가 중요하다. 정치 일변도의 문제제기 보다 학교내에 학생들과 관련된 여러문제에 대해 운동권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그에 맞는 해법을 제시해라. 그렇지 않다면, 부시 방한을 반대하러 부산까지 가자는 선본보다 농구장 하나 더 지어주겠다는 선본을 선택하는 학생들을 탓할 수 없을 것이다. -------- 아무튼 학교에서 집에 온 뒤 가방을 열어보니 원코리아 선본에서 주는 찌라시만 5개가 나와서 홧김에 그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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