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조에 대해 한마디 써볼려고 그런다. 얼마전에 엘지 정유 파업도 있었고 해서.. 사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노조 파업에 대해 나 자신도 상당히 부정적이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뭐 워낙 변덕이 죽을 끓다보니 뭐. 험험 일단 대기업 노조들이 파업을 할때 나타나는 사회적 이슈 및 fact 들을 살펴보면, 1. 대기업이기 때문에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온다고 한다. 여기서 일단 제일 먼저 곱표를 해줘야 되는 항목은 1 번이다. 도대체 무슨 피해가 온다는 건지... 엘지 정유 파업하고 기름값 폭등한 것도 아니고, 현대중공업 파업한다고 포크레인 못 만들어낸 것도 아닌데.. 항상 저 1번 항목이 파업 비판의 선봉장이 된다. 쉽게 말해 개뻥, 개구라 같다는 말. 대기업 노조 하나 파업했다고 나라 경제가 휘청휘청 하면 노조들을 불러다 혼내야 되는게 아니라, 기업 하나에 의존적인 국가 경제를 만들어낸 양반들을 불러다 초쳐야 될 게다. 그리고 선봉장 1번에 뒤이어 메인디쉬로 비판 받는 건 바로 2번 항목 '귀족노조'. 이번 엘지 노조도 연봉 7000 씩 받는 데 무슨 얼어죽을 파업이냐고 욕 많이 먹었다. 사실 많이 받긴 받는다. 배 아픈건 사실이다만. 저거 가지고 그네들이 비판받을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직원들한테 연봉을 저렇게 많이 주고도 회사의 이익이 남는다면, 그건 누가 꿀꺽해야 되나? 회장이? 그룹이? 아니겠지. 다 함께 나눠 먹는 게 맞을 게다. 돈 많이 받는 노동자도 더 달라고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러기 위해서 뭉쳐서 파업도 할 수 있는 거고. 우리나라가 워낙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주의 라서 남 잘 되는 꼴을 못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인터넷 토론장등을 돌아다녀 보면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주 5일제에 빵빵한 연봉 받는 대기업 노조들을 욕하는 IT 종사자들을 보게 된다. 자기는 박봉에 몇일째 날밤새며 일하는데 저렇게 유복한 상황에 파업이라니 에라 나쁜 놈들아. 뭐 이런 논조를 가끔 펴는 양반들이 계신데, 아주아주 싫다. 잠깐 딴 길로 샜는데 여기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글을 써보기로 하고..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돈 잘 버는 얘들이 파업한다니 배가 아픈건 사실이지만, 이걸 토대로 그들을 비판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 그리고 3번 항목. 무엇보다 노조의 진짜 요구는 이 와중에 파묻힌 다는 것에 있다. 이번 엘지 정유 파업의 명분도 LG칼텍스 정유 노조의 3대 핵심 요구안은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 5일제 실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매출액의 0.01%에 해당하는 지역발전기금 출연 등. 이었다고 한다. 요구 조건을 보면 죄다 옳은 얘기들 밖에 없지 않은가? 이게 바로 문제의 본질이다. 노조는 근무 시간 단축과 고용 확대를 요구했는데 회사는 근로 조건 유지와 임금 인상을 제안했다. 회사는 임금을 조금 더 올려주면서 일을 더 많이 시키고 정규직 노동자의 고용을 최소로 가져가려고 한다. 결국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감수할 수밖에 없고 결국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게 된다. 아, 그리고 한가지 첨언하면 파업시에 임금인상 요구가 없이 순수히 위와 같은 요구만 하게 되면 불법 파업이 되버린다고 한다. 임금인상 부분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 어쨋든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물러난 LG 정유의 파업은 사람들의 낮은 의식 수준과 나이스한 언론 플레이가 이뤄낸 이중주라 할 수 있겠다. 파업을 막지 말자. 파업은 노동자가 회사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가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들리는 바에 의하면 프랑스 같은 곳은 맨날천날 파업한다고 카더라 . 거기 비하면 이 정도는 양반이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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