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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이름

스피드광 (더 빠르게 더 빠르게)

설명

지금 당장 눈 앞의 버그를 고쳐서 즉각 배포 해야 되는 상황을 즐긴다. 버그의 실마리를 보자마자 머릿 속에선 패치할 코드가 짜여진다. 자리에 앉자마자 쉴새 없이 키보드를 두드려 패치를 하고 곧장 빌드를 시작한다. 빌드가 만들어지는 시간도 조바심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다. 책상을 두드리며 옆의 커피를 벌컥 마셔 카페인을 충전한다. 빌드가 나왔다 바로 배포를 시작한다. 배포 완료.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이렇게 눈 앞의 문제를 번개 같이 해치우고 나면 다음 다급한 일을 찾아 떠난다.

개발자들이 자주 빠지는 이 패턴의 문제점은 그 순간의 빠름에 집착하여 방향성을 상실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눈 앞의 급한 버그 픽스를 위해 정신없이 코드를 써내려 가는 순간에는 일종의 하이퍼 포커스 상태가 된다. 이 상태에서는 집중력은 높아지지만, 시야는 더욱 좁아지고 자기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는 자기 객관화 능력은 상실된다. 그 결과 만들어진 버그 픽스가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실제 문제 해결과는 상관없는 군더더기 픽스들이 생기기도 한다.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다급한 상황은 즉시 픽스하여 배포해야 되는 핫픽스 상황에서 자주 벌어지게 되는데, 핫픽스의 과정에서 눈에 띈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버그들을 수정해 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굳이 수정할 필요 없던 코드의 수정은 또 다른 핫픽스가 필요하게 된다. 서비스 중단 시간은 길어지고 이로 인한 피해는 막심하지만, 당장 담당자의 모습은 정신 없이 바쁘게 일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고 싶어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원인

스피드광은 어떤 사람의 성향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다급한 상황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스피드광이 된다. 스피드광 상태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처한 문제 상황을 잘 다루기 어렵다. 스스로 한걸음 물러나 바쁜 와중에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핫픽스를 빨리 배포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짓눌려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굳이 개인의 문제로 환원해보자면, 평소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신뢰가 얕은 사람들이 스피드광 패턴에 빠질 확률이 특히 더 높다. 프로세스란 그저 번거로운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다급할 때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해결

스피드광에게 필요한 건 속도 티켓을 발부해줄 교통 경찰이다. 일단 멈춰 서서 키보드에서 떨어져 현재 하는 일의 목표와 방향을 점검할 5분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된다. 짧은 휴식을 통해 지금의 과속에 대해 경각심을 주고, 진행하는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걸 할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과정을 가짐으로써 자기 인지 효과가 생긴다.

그 외 가능한 방법들은 모두 동료와 함께 처리하기의 변형에 해당한다.

  • 러버덕과 이야기하기 (동료를 러버덕으로 대체)
  • 뽀모도로 타이머로 강제 쉬는 시간 가지기 (동료와 대화하는 시간을 뽀모도로 휴식 시간으로 대체)
  • 핫픽스 처리 프로세스 따르기 (핫픽스 전용 업무 처리 프로세스로 동료와의 대화 및 방향성 점검 강제)

스피드광은 본인이 원해서라기 보다 주어진 상황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므로 유사시에 대응할 수 있는 연습을 해두어야 실전에서 쓸 수 있다. 동료와 대화를 해야 하는데, 옆자리에 동료가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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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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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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