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프로젝트를 따낸 뒤 하청을 주는 관행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좋겠네요. 개발력을 가진 회사들이 보다 더 잘 먹고 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더불어 개발자 몸값도 좀 올라가구요.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입찰에 참여하면, 누구나 그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을 겁니다. 대기업의 인프라가 있으니 마음이 든든한 거지요. 그러나 실제 프로젝트에서 대기업이 직접 개발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하청에 하청에 하청을 거치게 되지요. 하청을 주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다뤄야 되는 것이 '사람' 이라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부작용은 있습니다. 기업과 기업간의 계약으로 묶여 있을 때 '을' 의 입장에 있는 개발자는 자신의 생산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 제약과 개발자가 속해 있는 회사 내부에서 들어오는 압력으로 팀의 일원으로 일하긴 힘들겁니다.
예전에 산업은행에서 인터넷 뱅킹 개발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삼성 SDS 가 프로젝트를 따냈고, 우리 회사는 거기에 하청을 받아 들어간 다음, 다시 하청을 줘서 조그만 개발사를 불러다 개발을 시켰습니다. 이 거대한 하청 구조의 하부쯤에 도달할 때는 프로젝트 수주로 인한 이득은 이리저리 뜯기고 몇푼 남지도 않습니다. 돈이 없으니 실제 개발해야 하는 사람들도 그다지 실력이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지요. 게다가 프로젝트에 대한 불만 사항이나 개선하고자 하는 점이 있어도 얘기할 곳이 없다는 게 큰 문제였습니다. 고작 자기네 회사에 얘기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회사가 힘들어서 그러니 조금만 참아다오 뭐 이런 얘기 뿐이었지요.
회사간에 계약을 해서 서로 주고 받는 게 물건이라면 차라리 속편하겠지만, 소프트웨어는 전적으로 사람을 가지고 하는 일들입니다. 프로젝트 하청은 이것을 갉아 먹는 짓이구요. 전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하청이 완전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컨설팅이나 매니지먼트의 프로젝트에 대한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으니, 위의 기사에 올라온 시도만이라도 박수를 쳐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