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글 쓰는 게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머릿속에 잠깐 스쳐지나가는 생각도 글로 표현해 보려고 하면 어느 새 증발해버리고 만다. 글쓰기 특훈 교실 이라도 한번 참가하지 않으면 이거 인생에 큰 걸림돌이 될 것 같다.
복잡한 생각을 쉽게 쉽게 써내려가는 거. 이거 무지 어렵다.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 라는 책에서는 나같은 이들을 위해 딱 두가지 룰을 제시하는데 첫째가 두괄식으로 쓸 것. 둘째가 문장을 최대한 짧게 할 것 이다. 그런데 이걸 지키면서 글을 써보면 글들이 무슨 수학 공식 증명해 놓은 것 마냥 재미가 없다. 의견을 딱 내놓고 이건 이러해서 그렇다. 다음 의견 내놓고 이건 저러해서 그렇다. 이런 식이니...
반면 며칠전에서야 다 읽은 조엘 온 소프트웨어 라는 책을 보면, 자연스럽게 아주 잘 썼다.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들을 책으로 엮었다는 데, 글들이 쉬우면서도 자기 주장이 또렷하게 전달된다. 물론 번역을 잘 했으니까 그런거 겠지만.
번역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는 영어의 한 문장을 우리말의 한 문장으로 대응 시키려는 짓이다. 이러려고 하다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들이 들어가 짧지만 어려운 문장을 만들어낸다. 난 번역은 번역자가 원문을 재창조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그래서 사전식 번역을 해놓은 책들을 아주 싫어하는 편이다. 원저작자의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사전식 번역을 했다는 책도 몇권 봤지만, 읽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그 책을 기피하면 아무리 번역을 잘 해놔도 말짱 도루묵이다.
아무튼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게 날이 갈 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 글로 표현이 잘 안되면 나중엔 말로도 잘 안될텐데... 어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