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학교 다니면서 회사일을 좀 하고 있는데, 원래는 매일 출근을 해야 하지만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몇번 해보니까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편하고 생산성도 좋고 집중도 잘 되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회사에서는 이제 점점 출근하는 횟수를 늘려라고 할테지만 그냥 버텨야겠다.
그래서 궁금하게 느껴진 건데, 소프트웨어 회사에 출근이란 게 꼭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혼자 있으면 놀게 된다 는 의견은 일단 차치하자. ( 이 점에 매우 동의하긴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일하는 것 처럼 보여야 진정한 프로 아닌가! )
어쨋든 재택 근무가 가지는 장점을 한번 짚어보면,
- 말 거는 사람이 없다. 고로, 집중이 아주 잘 된다. 집에 가족이 있거나 하는 경우는 잘 모르겠다.
- 업무 처리가 주로 문서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일의 boundary 가 명확해진다.
-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아무거나 편한 옷 입고, 먹고 싶은 거 먹어가며 일 하다가 일이 잘 안풀리면 책상에 발을 얹어 놓고 의자에 기대어 잠시 눈을 감고 있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한다.
- 이 외에도 더 있을 것 같은데...
이거 이거, 이렇게 적고 보니 재택근무야 말로 우리사회가 반드시 지향해야할 유토피아의 근무 형태다!
업무 회의야 한번씩 만나서 하면 그만이고, 개발 환경이야 PC 한 대 있으면 땡일테고, 간단한 의사 소통이나 문서교환은 메신저 있으니 그만이고. 각자가 자기 생활을 콘트롤 할 수만 있다면 재택 근무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 보인다. 다만,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구입은 라이센스 문제로 좀 복잡해질지도 모르나 불가능하지는 않을 터. 게다가 요즘의 원격제어 서비스 프로그램 성능도 좋으니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갖춰져 있는 듯 하다.
여기서 잠깐 광고 한방.
대부분의 원격 제어 프로그램이 사설망인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윈도우에 있는 터미널서비스 프로그램의 경우 원격지에 있는 컴퓨터가 Global Ip address(공인 IP) 를 가지고 있어야 작동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외의 시시껄렁한 원격제어 프로그램 중엔 한쪽만 사설망이고 다른 쪽은 공인 IP 인 경우 동작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http://www.mypcro.com 에 있는 원격제어 서비스 는 양쪽이 모두 사설망이라 하더라도 UDP Hole Punching 을 통해 어디서나 원격제어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해준다.
위 사이트는 나랑 상관 없고, 저 프로그램 만든 아저씨는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분이시다. 저기 돌아가는 서버는 내가 만들긴 했는데, 최대한의 동시 접속을 버티도록 설계를 해두었으나 실제 필드에서 그런 상황을 못 겪어 보고 있는 중이라 가슴이 아프다. 저 사이트 관련되신 분이 이 글을 못 본다고 생각하고 하는 말이지만, 사이트 UI 디자인 한번 더럽게 불편하게 해놨다. 처음 쓰는 사람은 실행 버튼도 못 찾을 껄.
어쨋든 말이 좀 샜는데, '집에서 일하기' 좋아 보이는 데 왜 보편화 되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남겨 놓고 난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글 쓰고 나니 정답이 나왔네, 집에서 일 할 시간에 홈페이지 글이나 쓰고 있으니 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