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혈전1 에 이어서..
난 매우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였었다. 실밥을 갓 푼 발이 퉁퉁 부어 아프기도 했고, 보름 동안이나 집에 있다보니 온갖 짜증이 쌓일대로 쌓인 상태이기도 했다. 어제 난 스패머에게 복수를 다짐했었다. 그리곤 그를 골려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스패머가 한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되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에 정신없이 뚝딱뚝딱 했다. 문제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야후의 로그인 관리를 누가 만든건지 모르겠으나 상당히 잘 만들었다. 그리고 사용한 랭귀지도 아직 서투르기만한 파이썬. 앞이 막막한 상태에서 책 찾아보고 인터넷 뒤져가며 만들다보니 시간이 잘 지나갔다. 어쨋거나 프로그램은 완성되었다. 야후에 로그인해서 야후 거기 를 간 다음 추천메일 보내기를 들어간다. 그리고, 스패머가 보낸 광고 URL 주소를 가지고 내가 원하는 제목과 내용으로 이메일을 보낸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이걸 반복한다. 준비는 끝났다. 이제 엔터 한번 치고 그에게 이메일을 쏘아대기만 하면 된다. 어제 새벽에 잠들려 하니 발이 아파 엎치락 뒤치락 했다. 그러다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게 꿈나라로 갔고, 오늘 오후 1시까지 정신없이 잤다. 점심을 대충 챙겨 먹고, 마무리 작업을 했다. 지저분하게 만들어 놓은 코드를 깔끔히 정리하고, 스패머에게 보낼 메세지를 쓸려고 했다. 게임을 해보면 필살기는 게이지가 높을때 나간다. 그러다 게이지에 가득찬 기를 쓰지 않고 놔두면 저절로 사르르 없어진다. 욕설도 그렇다. 스트레스 게이지가 가득 차 있을 때는 상상조차 못 해 본 욕도 할 수 있다. '좋은 주먹 놔두고 왜 말로 하니?' 라는 유익한 우리네 속담도 있지 않은가.(정말?) 그러나 쿨링타임을 가지게 되면 게임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 게이지가 눈 녹듯 없어진다. 새벽 3시 부터 오후 1시까지 잔 잠 때문에 난 모아놨던 분노의 기를 잃어버렸다. 아니 어쩌면 그 전에 분노게이지가 없어졌을 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한가지 일에 정신없이 매달리느라 그걸 몰랐을 수도 있다. 수단이 목표가 되어버린 지금 원래 목표는 의미를 잃어버렸다. 결국 난 프로그램 작성을 통해 성취감을 맛 보았고, 복수의 허무함도 깨닫게 되었다. 복수는 복수만을 낳는 것일뿐 -영화 Kill Bill 을 보라. 그의 아들이 언젠가 커서 나에게 다시 스팸메일을 보낼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난 메일을 받을 사람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그에게 토끼같은 자식들이 있는지, 또는 그가 얼마나 먹고 살기 힘든 상황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 나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분노를 품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 게다. 옆사람이 조금 싫은 소리를 했다고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던 신문의 범인들과 뭐가 다른가? 난 생각을 바꿨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그가 보낸 메일 내용 그대로 그에게 20000 통 정도 보내줄려고 했지만 계획을 수정해서, 적당히 좋은 말을 담아 몇통만 보내주기로 했다. 편지 내용을 나름대로 퇴고도 하며 혹여 그가 기분 상하지는 않을까, 내가 그에게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조심하며 작성했다. 편지본문 안녕하세요. 이 편지는 영국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년에 한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은 당신에게로 옮겨진 이 편지는 4일 안에 당신 곁을 떠나야 합니다. 이 편지를 포함해서 7통을 행운이 필요한 사람에게 보내 주셔야 합니다. 복사를 해도 좋습니다. 혹 미신이라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입니다. 영국에서 HGXWCH이라는 사람은 1930년에 이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는 비서에게 복사해서 보내라고 했습니다. 며칠 뒤에 복권이 당첨되어 20억을 받았습니다. 어떤 이는 이 편지를 받았으나 96시간 이내 자신의 손에서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그는 곧 사직되었습니다. 나중에야 이 사실을 알고 7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다시 좋은 직장을 얻었습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이 편지를 받았지만 그냥 버렸습니다. 결국 9일 후 그는 암살 당했습니다. 기억해 주세요. 이 편지를 보내면 7년의 행운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3년의 불행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편지를 버리거나 낙서를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7통입니다.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행운이 깃들 것입니다. 힘들겠지만 좋은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7년의 행운을 빌면서... 당연한 얘기지만 그에겐 20000 통 대신 7 통만 보내주었다. 세상은 Love & Peace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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