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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최강경영 - 8점
시바타 마사하루 & 카네다 히데하루 지음, 고정아 옮김/일송미디어

2017 년에 다시 읽는 도요타

이 책의 초판은 2001 년에 인쇄되었다. 15년도 더 된 일이다. 이제와서 다시 도요타를 들여다 보는 게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변화가 빠른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도 이 책의 이야기가 통할까? 내 생각을 말하자면 그렇다 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도요타 혁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유행을 쫓아 만든 컨설팅용 단어들이 아니라, 도요타와 그 회사 사람들이 혁신을 위해 실행했던 방법들이 있었고, 거기에는 공유되는 하나의 철학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가치와 철학의 추구는 시대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 줄어들 수는 있을 망정 퇴색하지 않는다.

낭비의 배제, 활동만을 통한 생산

도요타의 혁신 방법은 Lean manufacturing 이라고 불린다. Lean 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는 군살 없이 적당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떠올린다. 근육량은 모자라지 않으면서 넘치지도 않을 것 같다. 도요타의 핵심 원칙도 이와 같다. 군살 제거, 즉 낭비를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 핵심이다.

낭비를 철저히 배제하고 활동만으로 생산을 하라는 것이 오오노씨가 발견한 또 하나의 컨셉이었다. 43p

예를 들어 생산 공정에서 불필요한 작업을 제거하는 일부터, 공정의 부산물들을 활용하는 방법까지도 여기에 표함된다. 제조라인에서 생산과 직접적인 관련없는 직원들의 움직임도 최소화의 대상이다. 생산성을 훼손시키지 않고, 낭비되는 것을 모두 없앤다. 이것이 으뜸 원칙이다.

높아진 신뢰의 비용

평생직장을 보장해주던 과거에는 회사가 직원의 생계 안정성을 유지시켜 줬다. 직원은 회사의 발전을 위해 개인적인 희생을 감내하기도 하고, 회사의 미래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지금,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는 계속 낮아지고 있다.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는 태도의 직원과 위기에 처하면 잘라버린다는 회사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댓가로 미래 성장력을 담보 잡히는 악순환을 하게 된다. 이것은 그 자체로 큰 비용이다.

도요타가 알려주는 신뢰 쌓기의 시작은 회사가 자신이 채용한 직원을 믿는 것부터 출발한다.

인간은 스스로 노력한다.

우선 인간은 내버려두어도 열심히 노력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어떤 사람이든 이러쿵저러쿵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며 관리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환경에 놓여 있으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아무런 자극도 주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26p

환경적 요인을 조절하면 직원은 스스로 열심히 노력한다. 여기에는 회사 조직의 계층 구조, 노력을 독려하는 적절한 자극, 정당한 평가등이 함께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지혜는 무한하다는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의 소중함과 인간의 지혜는 무한하고 그 가능성을 믿는다는 인간관이 깊이 뿌리박혀 있음을 알 수 있다. 29p

이런 믿음은 사내 규칙들이 적힌 문서나 명령들을 통해서는 이룰 수 없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대화를 통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대화가 없다면 문제해결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생각하는 힘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직장에서 생각하는 힘이 키워지지 않으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에서 점점 대화가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 회의를 할 때에도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쪽으로 치우치고 서로의 의견을 발표하며 대화를 주고받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20p

그리고 그 대화는 개인이 속한 다양한 네트워크 속에서 이뤄진다.

네트워크 속에서 대화한다.

대화는 자신이 속한 조직 위계 안에서 대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직 위계를 벗어나 대화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 네트워크 속에서 문제에 대한 인식, 창의적인 해결책의 고안 등을 나눔으로써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입장으로 모여 일을 시작하면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일수록 실패하기 쉽다. 다시 말해 일찍 깨달은 사람끼리 조직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다. 125p

이를 위해 직원들이 비공식적인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모두의 문제를 푼다.

네트워크 속에서 대화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선 풀려고 하는 문제가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끄는 문제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업무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모두의 문제로 즉시 환원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은 곧 조립 라인 안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일단 라인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신속하게 고친 다음, 다시 라인을 가동시킨다는 것이었다. (도요타에서는 기계에 인간의 지혜를 추가한 ‘사람이 함께하는 자동화’ 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43p

즉 공정라인에서 앞 단계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작업을 처리해두거나 재고를 쌓아두기 시작하면, 이것들이 쌓여 결국 낭비되는 작업과 재고관리로 이어진다. 여기에 대한 해법은 어떤 단계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 즉시 전체 공정 라인을 멈춰버리는 것이다.

일종의 충격을 줌으로써,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다. 그리고 다같이 지혜를 짜내게 되는 것이다.

바로 여기서 문제를 현재화시켜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 감으로써 지혜를 짜내는 도요타의 개선방식이 탄생했다. 44p

첫째, 라인이 정지하면 이상부분을 잠정 처치하여 재빨리 라인을 가동시킨다. 둘째, 두 번 다시 똑같은 결함이 발견되어 라인이 정지되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항구적인 처치를 한다. 45p

모두의 문제가 되면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다. 직원끼리 서로를 비난하는 일에 힘을 쓰기 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내놓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직원 개개인은 문제를 은폐하기 보다 투명하게 드러내놓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문제 노출, 인식, 해결의 과정에서 직원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다시 회사의 미래에 대한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오오노씨는 “인간의 뇌는 곤란을 느끼지 않는 한 지혜를 짜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므로 문제를 현재화시켜 현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어떻게 해서든 지혜를 짜내어 그것을 해결하고자 모든 사람들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으로 내몰아야 하는 것이다. 76p

로컬 최적화의 함정

문제를 보면 해결한다는 태도는 그 자체로 잘못되진 않았으나 로컬 최적화의 문제에 빠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 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개선 목표 설정시 단계가 나뉘어 져야 한다.

… 개선방안을 제안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현재의 지식과 기능을 토대로 생각하고 문제점을 제거하는 개선활동으로 조금씩 강화시키는 귀납법이다. 이것은 지지 않기 위한 개선으로 지식경영을 말한다. 또 하나는 처음부터 높은 목표를 세워 발상을 바꿔 지혜를 이끌얼냄으로써 목표에 한없이 다가가는 연역법이다. 이것이 바로 이기기위한 개선이다. 146p

혁신의 최초 목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아주 높은 목표를 설정해 두고, 이 틀 안에서 점진적으로 개선을 해나간다. 이렇게 함으로써 로컬 최적화 함정을 벗어나는 것이다.

개선 목표가 하위 개선 작업들에 영향을 주므로, 이것은 당연히 현실적이고 실재적인 의미를 가져야 한다. 애매모호하거나 구름에 뜬 듯 좋은 말들로 채워진 목표는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도요타에서는 새로운 일에 뛰어들 때 반드시 ‘목적이 무엇이냐’, ‘그것을 하면 이길 수 있느냐’를 생각하여 판단하고 평가하는 습관이 있다는 사실이다. 134p

이상과 현실의 괴리

지금 이야기된 혁신 방법들을 들으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정말 현실에서 완벽하게 수행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리정돈이라는 원칙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생산활동 속에서 성실하고 정확하게 지키려해도 완전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키려고 한다는 점이 중요하며 그래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점점 문제점이 확실히 보이게 되는 것이다. 69p

중요한 것은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잃지 않는 것이다. 완벽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처럼 바람직한 자세를 명확히 제시할 때, 필요한 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한가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있는가’ 라는 발상이다. 왜냐하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 하는 발상으로는 현재의 연장선상의 해결책 밖에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5p

경영자의 일

경영자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경영자는 당장 오늘의 실적에 치여 미래를 고민하지 못한다.

“경영간부가 미래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색하지 않는다. 내일을 소홀히 하는 것은 오늘을 방치해두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과 더불어 “미래는 내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늘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는 오늘의 업무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행하는 의사결정과 행동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반대로 내일을 만들기 위해 행하는 것이 직접 오늘에 영향을 미친다.” 라고 서술하였다. 147p

미래와 연관지어 오늘의 일을 결정하는 것, 오늘 수행하는 개선활동이 미래를 만들어내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 이런 흐름이 만들어 지도록 구조를 바꿔 두는 것, 이것이 경영자의 과제가 된다.

변화는 단순히 회사의 방침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구조 자체를 바꿔 각자가 자신의 창의나 발상으로 벌어들이는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말로 중요한 점은 ‘회사가 진정으로 변화한다’고 하는 것이 개개인의 창의적인 생각이나 발상이 얼마만큼 발휘되고 또한 강요받는 느낌 없이 일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다. 188p

끊임없는 변화 자체를 수용하는 구조적 노력은 경영자 개인의 입장에서도 중요하고, 인재의 잠재력을 발굴하는 것도 이 관점에서 행할 수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식을 점검할 자세를 가진 사람이 앞으로의 세상에서 새로운 미래를 펼쳐 나갈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205p

다소 결함이 있어도 좋다. 현재의 문제를 어떻게든 고쳐보려는 마음과 열정을 지닌 사람, 겉으로는 드러내지는 않지만 속으로 감춰둔 능력을 지니고 있는 성실한 사람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237p

회사와 직원의 윈윈

평생직장이 사라진 고용 모델에서 직원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회사는 직원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업무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동맹 관계 고용 모델에서 고용주와 직원은 서로 상대에게 자신이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 그 이해관계를 토대로 관계를 구축한다. 고용주는 직원에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그러면 당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우리가 돕겠소” - 얼라이언스

도요타의 혁신 방법은 직원을 믿는 것에서부터 출발하여 직원들의 노력을 낭비없이 활용하여 회사의 미래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회사와 직원 간의 신뢰를 쌓아 더욱 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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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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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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