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푸른숲
나꼼수의 텍스트 버전이라고 해서 책을 사봤다. 나꼼수는 사실 다섯 회차 정도 밖에 듣지 못했다. 평상시에 이어폰을 안 가지고 다니는 것도 한 몫 했고, 나는 아무래도 소리로 듣는 것보다 텍스트로 읽는 것이 더 좋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책은 "졸라" 재미있다. 정치판을 이 정도로 명랑하게 해설해주는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책을 읽다 보면 김어준의 생각 속으로 너무 거부감 없이 빠져드는 걸 느끼고, 뭔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상관 없다.
조국 교수 얘기에서 부터 시작한다. 이 책의 시작이 사실은 조국 교수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서 쓰기 시작했단다. 지금은 조국 교수에 대한 스팟라이트가 없어져 버려 의미가 없지만 어쨌든 그렇다.
대한민국의 좌,우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좌파들의 문제점, 우파들의 문제점에 대한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BBK. BBK 에 대한 전체 그림을 잘 이해 못하고 있었는데,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이제야 머리 속에 쏙 들어온다. 왜 최근에 에리카 김이나 한상률이 귀국했는지에 대해서도 ‘추정’ 해준다.
그 다음 주제는 삼성. 이 챕터가 읽으면서 가장 괴로웠다. 삼성을 생각한다 읽을 때도 그렇지만, 이건희 일가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가슴 속에 무력감이 가득해진다. 이 가족이 저지른 초법적인 일들에 대해 우리는 역사에 창피한 기록을 남기고 말 것이다.
뒤이어 각 분야별, 정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 심상정, 이정희, 노회찬 같은 진보 주자들과 박근혜 얘기. 마지막으로 문재인의 가능성과 인간됨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1쇄가 10월 5일. 24쇄가 10월 29일에 인쇄됐다. 하루에 한 쇄씩 갱신되는 모양이다. 대단하다. 책의 원고가 되는 녹취는 올 5월에 이뤄졌다. 김어준이 어떤 생각으로 나꼼수를 준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자칭 ‘무학의 통찰’ 이라 말하는 그의 인사이트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