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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 10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으로 사회가 떠들썩 하던 시절. 그러니까 정확히는 참여정부 임기 말 쯤이다. 삼성의 비리를 폭로하며 양심고백을 했던 그는 스스로를 구속하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김변호사를 잡아간다는 것은 삼성의 유죄를 증명하는 것이었기에 삼성의 비리를 깨부수기 위해 큰 결심을 한 것이지만, 그 당시의 사건들을 보며 나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뭐랄까 참여정부 인사들의 비리가 터지기 시작한 무렵이라, 세상에 대한 분노를 넘어 포기를 하고 있었던 듯 하다. 이 삼성 건도 아니나 다를까, 그도 잡혀가지 않았고 삼성 회장 이건희도 무죄로 풀려났다. 애꿏은 계열사 사장 몇 명만 법의 심판을 받고 끝났다.

이 책은 사건 후 (이제는 더 이상 변호사가 아닌) 김용철씨가 못다한 이야기들을 써놓은 책이다. 삼성의 적나라한 부분들이 드러나 있으며 다 읽고 나면 씁쓸한 이 사회에 절망감만이 가슴속에 가득해진다.

자기만 아는 못난 맏아들을 키워낸 이것이 작금의 우리 현실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책에 나와 있는 입이 떡 벌어지는 삼성의 비리를 보고 나면, 그것을 폭로하는 것만도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다른 대기업도 다 마찬가지니 용인해주자라고 넘어가기에는 삼성이 저지른 그것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도 큰 해악이다. 다른 기업에 비리가 있다고 해서 삼성의 비리가 용서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안타깝게도 잘못 벌인 특검 덕분에 우리 사회는 이건희의 비자금을 정식으로 인정해주는 꼴이 되었고, 조금 미안했던지 그 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이건희의 약속은 지금 지켜지는 지 어떤지 모르겠다.

악덕재벌의 폐해는 너무나도 크다. 누구는 그들이 없어지면 한국 경제가 무너진다고 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땅에 중소기업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은 양분을 모두 빨아들여 제 몸뚱이 살찌우기 바쁜 대기업들의 횡포가 있기 때문이고, 그 핵심에는 삼성이 있다. 다시 말해 몇 조원 규모의 비자금은 소비자와 하청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긁어 모아 만든 것이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이 무지막지한 더러움 앞에 일개 개인은 쉬이 피로해지고 절망에 빠지는 것이 보통이다. 외면하여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 것도 개인으로서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도피는 결국 자손 대대로 문제를 미루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거대 기업에 맞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보이콧 뿐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가진 가전 제품 중 삼성 제품은 핸드폰 뿐이다. 12 년간 사용 했던 애니콜을 이번에 처분 했으니, 일단 완제품 형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다음은 금융 상품 및 부속품들을 하나 둘 처분해 나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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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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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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