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 (외) - 이미륵 지음, 정규화 옮김/범우사 |
작가 이미륵은 1899년 출생하여 전통적인 한학을 공부하고 다시 신학교를 다니다 3.1 운동 때 전단지를 돌렸다 하여 기나긴 망명생활을 시작하셨던 분이다. 독일로 건너 가 한국의 전통을 담담하고 소박한 말투로 담은 작품들을 발표하여 전후 독일 문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책에는 세 편의 작품이 있는데, ‘압록강은 흐른다.’ 와 그의 속편 격인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그리고 ‘무던이’ 이다. 3 편 모두 작가의 자전적인 서술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한국적 소박함이 느껴지는 어투에 대해 작가 본인은 출판사 사장에게 그 의도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도 읽으면 알게 되겠지만 나의 소설은 나의 소년시절에 체험한 일들을 소박하게 그려 보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이러한 일들을 소박하게 그려 보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이러한 체험담을 서술하는 데 장해가 되는 모든 설명과 묘사는 피했습니다. 동시에 동양인의 내면 세계에 적합하지 아니한 세계적인 사건들은 비교적 조심성 있게 다루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순수하게 그려냄으로써 한 동양인의 정신 세계를 제시하려고 시도한 것입니다. 이것은 나에게는 아주 친근한 것으로 바로 나 자신의 것입니다. - (1944년 3월 26일), 피퍼 출판사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
그의 말대로 책이 풀어내는 담담한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새로운 문명이 가져온 변화에 적응하는 우리네 이야기에 나도 생경한 느낌을 가지고 빠지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물질이 정신을 먹여 살릴 거라 믿는 시대에 이미륵 작가의 작품 속 메세지는 의미하는 바가 더욱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