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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들른 김에 가볍게 읽을 책으로 그냥 무작정 사서 보게 된 책입니다. 곱씹어 볼 짧은 글들과 잘 그려진 민물고기 그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에 여백이 무척 많은데 덕분에 천천히 생각하며 읽을 수 있어 좋지만 웬지 돈이 아깝다는 느낌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빽빽하게 텍스트만 적혀 있었다면 못난 책이 되어 버렸을 것 같긴 하네요.
책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좋지만 가끔 별 1개 짜리 악평도 있습니다. 이 분들은 아마 저와 마찬가지로 이게 플레이톡에 개설된 이외수님의 마이크로 블로그에 올라온 글들의 모음이란 걸 모르셨던 것 같습니다. 저도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았으니까요. 어쩐지 글들이 짤막짤막한 게 마이크로 블로그 스타일이더라구요.
하지만 문장이 짧다고 해서 엉터리는 아닙니다. 몇 개의 문장만으로 읽는 이를 순식간에 저자의 생각 속으로 빨아들이는 힘은 역시 평생 글만 쓰고 살아오신 분 답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 책은 화장실에 최적화 되어 있는 책이다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화장실 책이라는 표현에 비꼬자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곁에 두고 한번씩 가벼운 마음으로 아무데나 펼쳐서 보기에 좋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생각할 꺼리도 많이 던져주니 도 닦는 기분도 들지요. 하악하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