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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는 오늘. 우리 집에도 그 여파가 적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수도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우물에서 집으로 오는 수도관이 얼어버린 것이 아닐까 싶어, 설비업자분께 요청해 해빙작업을 해달라고 했다. 와서 이것 저것 해본 결과 다행히 수도관이 아니라 지하수 펌프의 출수구 부분이 살짝 얼었던 모양이다. 스팀 기계로 언 부분을 녹여 뚫었다.

아저씨가 가시고 나서 물이 조금 나오나 싶더니, 이내 나오지 않는다. 다시 지하수펌프를 살펴보니, 펌프 압력을 조절하는 인버터라는 부분이 있는데 정상 동작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해당 부품 업체의 홈페이지에 가서 매뉴얼을 다운로드 받아 보고, 이런 저런 시도와 문의 전화 끝에 압력 센서가 동작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 시공 업체에 연락하여 압력센서 부분을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 내일 아침에 온다고 한다.

문제는 내일 아침까지 물을 흘러보내지 않고 있으면 또 얼어버릴 수 있다는 것인데, 인버터가 동작하지 않으면 펌프가 돌지 않고, 펌프가 돌지 않으면 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매뉴얼 정독 후, 수동 모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버터를 센서가 필요 없는 수동모드로 동작시켜 놓았다. 다만 이 경우 펌프 내부 압력이 너무 높아져 기계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수돗물을 조금 틀어서 물을 계속 흘려 보내도록 했다.

여기까지 하니 오전 시간이 다 지나감. 어서 출근하려 차를 빼고 주차장 문을 닫는데, 그만 주차장의 여닫이 문 두짝 중 큰 쪽 문이 레일에서 빠져 바닥으로 쾅 하는 사건이 발생. 레일에 물이 고여 얼어버린 채 홈을 메꿔 버리는 바람에 문이 레일에서 이탈해 버린 것이다. 다행히 나는 다치지 않았는데, 차가 다쳤다. 이 큰 문이 떨어지면서 차의 앞 범퍼를 살짝 긁음. 일단 이것도 주차장 문 시공업체에 연락.

그리고 부랴부랴 차를 끌고 출근하러 가는데, 차에서 이전엔 듣지 못한 희안한 소리가 난다. 이게 무슨 소릴까? 뭐가 끼어서 그런건가 싶어 속도를 더 올렸다. 그러다 갑자기 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차를 갓길에 세워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아까 문이 떨어지면서 살짝 친 충격에 안개등이 빠지고 범퍼 하단이 부서져 차 타이어를 긁고 있었다. 마침 주변에 있던 카센터에 가서 상태를 봐달라고 했다. 덜렁거리는 안개등은 떼어버리고, 범퍼를 교환해야 한다고 하셨다. 일단 주행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놓고 카센터에서 후퇴했다. 시간날 때 다시 수리하려고.

그리고 서울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자 쏟아지는 졸음. 대중교통 탈 때 잘 안자는데, 오늘은 지쳤나 보다. 폭풍같은 헤드뱅잉을 하며 선릉에 도착. 쉽지 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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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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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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