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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국이고 하니 불편한 정치 이야기를 좀 해볼까요? 가까운 사람 끼리는 정치,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조심스레 썰을 한번 풀어 봅니다.

제 정치적 성향을 밝히자면 저는 경제적으로는 자유주의를 신봉하고 정치적으로는 중도라고 생각합니다. 바꿔 말하면 노무현 지지자란 소리죠. 당은 열린 우리당을 지지했었고요.

원래 제 소신대로라면 이번 대선에서 정동영을 지지하는 게 맞을 텐데, 그 사람을 보면 뭔가 캥기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아 갈피를 못 잡고 있습니다. 선거 운동을 하며 외쳐대는 구호들을 보면 진심이 베어 있는 것 같지 않다고 할까요.

왜 그런가 생각을 해보니 답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정동영이 지난 5 년간 보여줬던 행적은 그가 참여 정부의 뒤를 이을 것처럼 비춰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른 후보들과 마찬가지로 참여 정부를 비난하기에 바빴죠. 이게 결정적인 실수였고 현재 그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입니다. 노무현이 국민의 정부를 안고 갔듯이, 그도 참여 정부를 계승 발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야 했습니다. 참여 정부에 영 내켜하지 않는 기색을 하고 있다가 이제 와서 그것을 계승한다고 하면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정동영이 이렇게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이명박에게 투표할 사람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전 범여권 경선에서 차라리 정동영 보다 이해찬이 올라오기를 내심 바랬습니다. 어차피 이명박의 막강한 지지율을 꺾지 못할 바에야 차후 야당으로서 세력을 규합하려면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기 때문입니다.

참여 정부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유시민에게서 느껴지는 그 "냄새"가 정동영에게서 나지 않는 것은 그가 항상 바른 길을 걸어왔고 깨끗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닙니다. 나서야 할 때, 큰소리 한 번 쳤어야 할 때를 놓쳐버림으로서 스스로 자신의 냄새를 지워버린 까닭입니다.

어쨋든 이번 대선에서 찍을 사람 정말 없네요. 이러다 투표 전 날 까지 고민하다 결국 아무나 찍어버리고 말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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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Sung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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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ong's Blog

Developer + Entrepreneur = Entrevelo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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