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서 업무용 도구를 도입함에 있어 지키고자 하는 몇가지 원칙이 있어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도구 도입에 앞서 먼저 생각해 봐야 하는 사실은 도구를 도입하는 행위는 그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비용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도구 사용료 뿐만 아니라 조직에 미치는 영향, 과정에서 겪는 마찰등 여러 형태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도구의 장점에 반했다 하더라도 도입은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도구 도입 첫번째 원칙은 어떤 도구가 유행한다고 무작정 도입하지 않는다 것이다. 최신 유행이라는 이유만으로 도구를 도입하는 것은 일종의 문화주권을 포기하는 행위나 다름 없다. 망치를 들고 있으면 전부 못으로 보이는 법이다. 우선 손에 꼭 쥔 그 새 도구를 내려 놓고 다음 원칙들을 복기해 보자.
두번째 원칙,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명확해야 한다. 도구를 통해 어떤 점을 해결하고자 하는지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한다. 이걸 명확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불필요하게 과도한 도구 도입을 경계하기 위해서이다. 보통 도구란 하나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고, 여러개를 묶어서 사용하도록 권장되거나 유도한다. 다시 말하지만 도구 도입은 비용이 있다. 도구 판매자가 권하는 것에 혹하지 말자. 우리가 목표로했던 문제를 해결해주는 적확한 도구의 도입이 원래 목표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번째 원칙은 그것이 과연 “우리”의 문제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자주 마주치는 현상은 자기가 볼 땐 팀 전체의 문제라 생각되는데, 막상 다른 동료들은 그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이다. 또는 이 전에 해결하기 위해 시도했다가 잦은 실패에 지쳐 포기해 버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상위 결정권자가 결정해야돼. 하지만 그럴일은 없을 거야” 하고 말이다.
이 단계에서부터 도입자는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우선 가벼운 대화를 통해 동료들에게 문제를 자주 상기시켜 준다. 지나가며 하는 대화도 좋고,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따로 만나 면담하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팀 동료들이 “그래 우린 이런 문제가 있어” 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린 이런 문제가 있으니 당장 도구를 도입해야 돼 라고 까지 말하기 보다, “이런 점들이 이런 피해를 유발하고 있고, 향후 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뉘앙스 정도면 충분하다.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 이제 실행을 위한 네번째 원칙이다. 작게 시작해서 점점 크게 확장한다. 어떤 도구가 가장 문제 해결에 적합한지 후보들을 추려내고 그 중 팀에 맞는 효과적인 도구를 선택한다. 최종 도구 하나를 선택하기 어렵다면, 기간을 정해 실험을 계획한다. 작게 시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게 시작해야 도입이 실패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해당 도구 사용에 충분히 익숙해질때까지는 인내하고 진행한다. 변화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마지막 원칙은 도입에 실패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도구 도입은 실패할 수 있고, 동료들이 호응해주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기죽고 포기하지 말자. 당신이 착안했던 그 문제는 분명 실재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에 대한 인식과 그 접근법에는 오류가 있었을 수 있다. 문제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었을 수 있다. 문제를 조금 더 근본적으로 정의하기 위한 노력을 해본다. 조직 전체를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에서 생각해 본다. 또는 더 많은 공감대를 얻어 내기 위해 다른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해봐야 한다.
위와 같은 원칙을 지키며 도입한 도구는 지속성이 뛰어나고 그 자체로 회사 문화의 일부가 된다. 소프트웨어에서 일하는 방법이란 도구의 지배를 받는 측면이 크다. 그리고 그 도구는 바로 현실 속 실재하는 문제에 의해 도입된다. 즉 문화를 만든다는 것은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만약 당신이 조직에 변화를 도입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Fearless change 를 읽어보길 권한다. Fearless change 인용구들